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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리뷰

[책 서평] 작별의 건너편_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는 책

by 은빛새벽 2023. 7. 2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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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별의건너편

"당신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?"

 

 

표지가 너무 이쁘고 매혹적이라

책을 펼칠 때마다 기분이 좋았던 책

 

시미즈 하루키 작가의 책인데, 

'하루키'라는 이름을 보고 "상실의 시대"를 떠올렸으나

상실의 시대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었다 :P

 

이 책은 짧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어,

책을 한 번 펼쳐들기 시작하자

단숨에 페이지가 넘어갔다.

 

이 이야기의 문은 아래 문장으로 열렸다. 
"당신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?"

 

모두 다른 사유로 삶이 끝나고,

죽음의 문턱을 넘어가는 자리

즉, 작별의 건너편을 지나는 시점에

마지막 재회의 기회가 주어진다.

 

"죽어서 이 곳 작별의 건너편을 찾아온 사람에게

현세에 있는 사람과 한 번 더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는 것입니다.

허락된 시간은 24시간.

단, 당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사람뿐입니다.

당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아채는 순간

당신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. (각색)"

 

순식간에 저 문구에 몰입된 나는 상상해 보았다.

 

'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중 

내가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을 골라야 한다니..

응당 가까운 사람 중에는 만날 수 없을 텐데

과연 나는 누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.

내가 한 번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

내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에 슬퍼하고 있을 텐데...'

 

잠깐 페이지를 멈추고 최선을 다해 생각해 보았으나,

나의 죽음을 알고 슬퍼하고 있을

내가 사랑하는 가족들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.

 

과연 이 주인공들은 어떠한 사람들을 선택할지 

너무 궁금해서 얼른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았다.

 

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,

또래 아이를 현세에 남겨두고 작별의 건너편을 건너고 있는

유타의 엄마, 아야코의 이야기에서

나는 펑펑 눈물이 쏟아졌다.

 

첫 에피소드 만에 눈물을 쏟아내고는,

잠깐 책을 덮고 감상에 잠겼다.

다시금 다음 에피소드를 읽어가는데,

결국은 모두 가족, 연인, 못다 한 꿈으로 귀결되었다.

 

언제 어떻게 떠나버릴지 모르는 현세를

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만들어나가야 할지 

스스로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.

 

이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, 

'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, 더더욱 미술/예술/문화를 가까이해야 한다.'

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.

 

나이를 먹을수록, 

책임질 일 도 많아지고, 하루하루를 살아나가기 바쁘다.

하지만, 의식적으로라도 미술/예술과 같은

감상적인 문화들을 가까이 접함으로써

인간적인 감정을 되새기고, 인간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데

한 스푼, 두 스푼 쌓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. 

 

그런 의미에서, 작별의 건너편이라는 책은

다소 무미건조했던 일상에 

한 방울 감성을 더해주는 기회가 되었다.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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