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편견인 줄 모르고 지내왔던 세상의 모든 편견에 대해,
아차! 하게 만들었던 책"
한창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을 때,
이 책을 갖고다니며 읽는데 지인들이 관심을 가졌다.
"무엇에 관한 이야기야?"
"어떤 장르야?"
책의 30% 즈음 읽고 있던 나는
그들에게 명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.
"어.. 과학인가 소설인가 논픽션인가
그 어딘가인 것 같아.."
사실 나 역시
"도대체 이 책은 뭐에 관한 책인 거야..."
하며 헤매고 있던 찰나였다.
사실 돌이켜보면,
나는 과학 분야의 책을 접한 적이 없었다.
더군다나 "과학"과 "소설"은
이미 단어에서부터 괴리가 있는 느낌이었다.
그렇게 이건 대체 무슨 책이냐는 의구심을 품고,
책의 30% 즈음까지도
책에 집중을 하지 못한 채
'활자'를 읽어가고 있었다.
그러다 주인공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
사이가 좋지 않던 스탠퍼드 대학 설립자 제인의 죽음,
이후 조던의 아내와 자식의 죽음 등
사건이 하나하나 발생하면서부터
책은 급속도로 호흡이 가빠졌다.
이 책이 지루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
어느샌가 '활자'에 이끌려
책을 읽어나가고 있었다.
책이 주는 몰입감을
오랜만에 체감한 순간이었다.
책을 읽은 지 3개월 정도 지났는데,
이야기를 읽어가며
사건이 반전을 맞이할 때마다
십 여 번은 팔에 소름이 돋았었던 기억이
여전히 강렬히 남아있다.
옳지 않은 확고한 신념이 저지른 폐해(우생학),
분류학적으로 물고기(어류)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,
제인의 죽음의 전말,
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실존 인물이고,
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였다는 점,
이 책으로 인한 스탠퍼드 대학 내 조던 동상의 철거,
조던이 저지른 일들에 대해
인간적인 회의를 느끼다가도
막상 동상 철거 문장을 읽을 때에는
한 편의 책을 읽으며 함께 했었기 때문이었을까
애도의 감정도 느껴졌다.
마지막으로
이렇게 긴 과학 소설인가 에세이인가
(여전히 장르는 모호한)
그 무언가를 쓴 작가가
책을 덮으며 본인이 동성애자인 것을 책에서 밝힌 것은
사회의 통념적인 성 관념에 대한 질서와 편견을
깨고자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며
끝까지 의문을 품은 채 책을 덮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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